
BYD의 질주는 중국 전기차 산업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한 단면이다. 중국에서는 기존 자동차 제조사뿐 아니라 전기차를 중심으로 성장한 새로운 기업들도 글로벌 시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샤오펑(XPENG)은 전기차와 첨단 운전자 보조 기술을 앞세우고 있으며,
니오(NIO)는 프리미엄 전기차와 배터리 교환 시스템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왔다.
리오토(Li Auto)는 대형 가족용 차량과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이들 기업은 서로 다른 제품과 사업 전략을 갖고 있지만, 중국 전기차 산업이 다양한 시장과 소비자층을 겨냥할 만큼 넓어졌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개별 기업의 성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중국은 전기차 생산 규모를 확대하고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하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는 이제 자국 시장을 넘어 유럽과 동남아시아, 남미 등에서 기존 자동차 제조사들과 경쟁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의 추격은 어느 정도일까?
| 비교 지표 | 2021년 | 2025년 | 변화 |
| 중국의 세계 전기차 생산 비중 | 약 57~75% | 약 70~75% | 세계 생산에서 중국의 주도권 확대 |
| 중국 신에너지차 수출량 | 약 31만 대 | 약 261.5만 대 | 약 8.4배 증가 |
| 중국산 전기차의 EU 판매량 | 약 20만 대 내외(추정) | 약 94만 대 | 유럽 시장 진출 확대 |
| 중국의 세계 배터리 셀 생산 비중 | 약 75~80%(추정) | 80%초과 | 핵심부품 생산의 집중 지속 |
(출처: IEA, Global EV Outlook 2026 ;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 유럽 판매량은 중국 생산 차량 기준 추정치로, 중국 브랜드 차량 판매량과는 다름.)
위 표에서 볼 수 있듯, 중국은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외시장에서도 판매를 늘려 왔다. 생산량과 수출량이 증가하고 유럽 시장에서 중국산 차량의 존재감도 커졌다. 배터리 생산에서도 높은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을 비롯한 기존 자동차 생산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그리고 각국은 중국의 성장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자국 생산을 유도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중국산 전기차에 상계관세를 적용했고, 일본은 배터리 산업과 국내 생산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 역시 자동차와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할 정책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각국의 대응은 서로 다르지만, 한국에 남는 질문은 같다.
정부가 투입하는 지원 예산은 국내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실제로 높이고 있을까?
그리고 그 지원의 혜택은 얼마나 많은 소비자에게 돌아가고 있을까?
과연 우리나라 정부의 정책은 국내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지키고, 궁극적으로 나의 투자 계좌를 지켜줄 수 있을까?
각국의 사례를 비교하면 한국의 현행 정책을 보완할 지점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각 나라들은 어떻게 자국민의 지갑을 보호하고 있을까?
01 | 한국
이대로 정부 지원은 충분한가? 우리나라 정부는 무엇을 지키고 있는가?
한국은 자동차를 만드는 완성차 기업과 배터리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세계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면서 한국 기업들도 경쟁 압박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어떤 지원을 하고 있는지, 그 지원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 정부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고,
기업의 공장 투자와 배터리 연구개발 등을 지원한다.
전기차 보조금은 소비자가 차를 살 때 실부담비를 낮추고,
기업에 대한 지원은 국내에서 자동차와 배터리를 생산하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의 지원은 실제로 어떤 결과를 내고 있을까? 공장을 짓는 데 지원금을 투입했다면 생산이 늘고 일자리가 만들어졌는지, 배터리 기술 개발에 투자했다면 더 저렴하고 성능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성공했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도 소비자의 부담을 얼마나 줄였는지, 전기차 구매를 늘리는 데 얼마나 기여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중국산 전기차의 수입을 제한해 국내 자동차 기업을 보호하는 방안은 어떨까?
하지만 수입을 제한한다고 해서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저절로 높아지는 것도 아니고,
WTO 무역 규정에 어긋날 소지가 있는 조치는 통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고,
중국의 대응으로 국내 다른 산업까지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수입 규제를 검토하더라도 국제 규정에 부합하는지, 국내 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 소비자 부담은 얼마나 커지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결국 중요한 질문은 정부가 얼마나 많은 돈을 지원하느냐에 그치지 않는다. 정부의 지원이 국내 자동차 기업을 실제로 더 강하게 만들고 있는가? 미국과 유럽, 일본은 중국의 성장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살펴본다면 한국의 정책에서 더 보완해야 할 부분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02 | 미국
중국산 차량의 진입을 제한하고 자국 생산을 유도하다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의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강경한 무역 정책을 택했다. 2024년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산 전기차에 적용되는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00%로 인상했다. 중국산 리튬이온 전기차 배터리와 배터리 부품의 관세율도 25%로 높였다.
미국의 대응은 수입 제한에 그치지 않았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을 통해 배터리와 핵심 광물의 생산을 지원하고, 미국 내 제조시설 투자를 유도했다.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낮추는 동시에 자국 기업이 생산 기반을 확보하도록 지원한 것이다.
이 정책의 핵심은 중국 기업과 직접 가격 경쟁을 벌이기보다, 중국산 제품이 미국 시장에 진입하기 어렵게 만들고 자국 기업이 성장할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다. 다만, 중국산에 대한 고관세가 미국 기업의 기술력이나 생산성을 직접 높여주지는 못하므로 국내 산업의 경쟁력이 충분히 개선되지 않는다면 소비자는 높은 가격을 부담하면서도 경쟁력 있는 대안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미국의 사례에서 주목할 점은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생산 기반을 함께 지원했다는 것이다. 결국 산업 보호 정책이 성과를 거두려면 기업이 확보한 시간과 기회를 기술 개발과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03 | EU
보조금 조사와 상계관세로 대응하다
EU는 중국산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이 중국 정부의 보조금에서 비롯됐는지 조사한 뒤 대응에 나섰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중국의 전기차 산업이 정부 보조금의 혜택을 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유럽 자동차 업체가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2024년 10월 중국산 전기차에 확정 상계관세를 부과했다. 관세율은 업체별로 7.8~35.3%다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100% 관세를 부과한 것과 달리, EU는 보조금 조사 결과에 따라 업체별로 관세율을 달리 적용했다. 중국산 전기차라는 이유만으로 동일한 관세를 매긴 것이 아니라,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보조금과 업체별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미국 사례와 같이 관세는 중국산 차량의 가격 경쟁력을 낮출 수 있지만, 유럽 기업이 생산비용을 줄이고 소비자가 원하는 전기차를 경쟁력 있는 가격에 공급하지 못한다면 시장에서 우위를 되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EU 사례에서 한국이 참고할 점은 수입 규제를 시행할 때 구체적인 근거를 마련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조치의 범위를 정한다는 점이다. 국내 산업을 보호할 필요가 있더라도 규제의 근거와 대상, 수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동시에 국내 기업이 가격과 기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보호 정책이 장기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04 | 일본
배터리 공급망과 제조 기반을 강화하다
일본은 미국처럼 중국산 전기차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기보다, 배터리 생산과 공급망을 강화해 자국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METI)은 경제안전보장추진법에 따라 배터리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기업들의 사업계획을 심사하고 지원한다. 지원 대상에는 완성된 배터리뿐 아니라 소재와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도 포함된다.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여러 단계를 국내에 확보해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이 흔들리더라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일본은 배터리 생산 기반을 확보하는 데서 더 나아가 차세대 기술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2026년 개정한 배터리·전원 산업 전략에는 2030년부터 2030년대 중반까지 연간 150GWh 규모의 국내 제조 기반을 구축하고, 전고체 배터리를 2030년 무렵 본격적으로 실용화한다는 목표가 담겼다.
하지만 공장을 짓고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것만으로 경쟁력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생산 설비가 실제로 가동되고, 제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판매할 수 있어야 투자한 자금이 산업의 성과로 이어진다. 배터리 시장의 공급 과잉이나 수요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생산 기반을 확충한 뒤에도 부담이 남을 수도 있다.
일본의 사례에서 한국이 참고할 점은 배터리 산업을 완성차와 별개로 보지 않고, 소재·부품부터 제조와 차세대 기술까지 연결된 산업 기반으로 지원한다는 것이다. 정부 지원의 성과도 투자액이나 공장 건설 규모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실제 생산과 기술 경쟁력,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로 이어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다.
한국이 나아가야할 정책 방향
현 정부의 지원정책은 정말 내 투자 계좌를 지켜줄 수 있을까?
중국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은 한국의 지원정책에도 질문을 던졌다.
현재의 구매 보조금은 소비자의 초기 구매 비용을 낮추지만,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소비자는 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볼 수는 없을까?
당신은 전기차 구매 보조금의 혜택을 받은 적이 있는가?
내가 제안하고 싶은 방향은 소비자에게 직접 지급해오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제조사의 생산 경쟁력을 높이는 지원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정부가 제조사의 생산비용 절감을 지원하고, 소비자에게는 차량 구매 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대신 보유세 부담을 낮춰주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제조사의 생산 효율과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소비자에게는 차량을 보유하는 동안 발생하는 비용 부담을 줄여주는 방식이다.
한편, 이러한 지원 정책을 설계할 때는 WTO 보조금 및 상계조치에 관한 협정(SCM 협정) 등 국제통상 규범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특정 기업 등에 대한 특혜로 해석될 수 있는 지원을 지양하고, 객관적이고 투명한 기준에 따라 제도를 운영함으로써 국제 규범을 준수하고 불필요한 국가 간 마찰과 통상 분쟁을 예방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지원금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관리 장치도 필요하다. 정부는 지원사업의 예산과 지원 대상, 선정 기준 및 기업별 지급 내역을 공개하고, 지원받은 기업에는 자금 사용처와 집행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도록 할 수 있다. 이후 사후 점검을 통해 지원금이 당초 약정한 목적에 맞게 사용됐는지 확인하고, 부정 사용이나 허위 자료 제출 등 위반 사항이 발견되면 사전에 정한 기준에 따라 지원금 환수, 향후 지원 제한, 위반 사실 공표 등의 조치를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 이처럼 지원 규모와 선정 과정, 자금 집행 내역, 사후 점검 결과 및 위반에 대한 조치까지 투명하게 공개한다면 국민이 세금의 사용 과정을 확인하고 지원사업의 책임성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원자재 조달에서도 국내산 사용을 지원 조건으로 강제하기보다는 조달 비용과 공급망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WTO SCM 협정은 수출 실적에 연계된 보조금과 수입품보다 국내산 상품을 사용하도록 조건을 부과한 보조금을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산 원자재 사용을 지원 자격과 연결하지 않으면서도 공급망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더해 위에서 살펴본 미국과 유럽의 정책에서도 한국이 참고할 대안을 찾을 수 있다.
미국은 자국 내 생산을 유도하는 정책을 통해 제조 기반을 강화하려 했으며,
유럽연합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조사를 거쳐 상계관세를 부과했다.
한국도 국내 생산 기반을 강화하는 지원을 마련하는 동시에, 수입 전기차가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피해가 확인될 경우 국제통상 규범에 부합하는 대응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해외 정책을 그대로 모방하기보다는 한국의 시장 규모와 산업 구조에 맞는 지원 및 통상 대응을 설계해야 할 것이다.
일본의 정책에서는 배터리 공급망과 차세대 기술에 대한 투자를 참고할 수 있다.
완성차 제조사의 생산비용 절감에 더해 배터리와 핵심 부품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지원을 병행한다면, 국내 기업이 가격 경쟁력과 기술 경쟁력을 함께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지원은 단기적인 생산 확대에 그치지 않고, 국내 기업이 변화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해외 사례를 바탕으로 한국 정부는 소비자 구매 보조금 중심의 지원 체계를 재검토하고, 제조사의 생산비용 절감과 기술 혁신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지원금의 투명한 집행과 엄격한 사후 평가를 통해 세금이 실제 기업의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는지도 확인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역할은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내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고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 있다. 그 성과가 소비자의 차량 구매 및 보유 부담을 낮추고, 국내 기업의 성장과 나의 투자 성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산업의 성장과 국민의 실질적인 혜택으로,
나아가 나의 투자 성과로 돌아오게 하는 정책이야말로
정말 좋은 정책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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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 (2026). Global EV Outlook 2026: 보고서, Manufacturing and Trade, Electric Vehicle Batteries.
- China Association of Automobile Manufacturers (CAAM). 중국 신에너지차 수출 통계.
- Office of the United States Trade Representative (USTR). (2024). U.S. Trade Representative Katherine Tai to Take Further Action on China Tariffs After Releasing Statutory Four-Year Review.
- European Commission. (2024). Commission Implementing Regulation (EU) 2024/2754 of 29 October 2024 imposing a definitive countervailing duty on imports of new battery electric vehicles designed for the transport of persons originating in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EUR-Lex.
- Ministry of Economy, Trade and Industry (METI), Japan. (2026). Battery and Power Industry Strategy. METI
- World Trade Organization (WTO). Agreement on Subsidies and Countervailing Measures.
본 글은 공개된 자료와 각국의 정책을 바탕으로 전기차 산업의 변화와 정부 지원정책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한국의 정책 방향에 대한 필자의 의견을 제시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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